방송실 담당자의 고민해결 - 제대로된 DVI 스케일러

필자는 아이디어 제품 정보를 찾아보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중에는 별 것 아닌 제품들도 있지만 가끔은 '아, 이건 내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인데 이렇게 실재로 구현한 제품이 나오다니...' 하면서 감탄할 때도 있다. 이렇게 생각만 했던 바로 그 제품을 만났을 때의 기쁨은 아주 큰 것이어서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났을 때의 희열같은 것이 전해지곤 한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제품이라는 것이 대부분 실재로 구현되기에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탓인지 그런 제품을 만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나의 바람은 단순하다. 모양은 스포츠카이지만 실내는 벤처럼 넓고, 부가기능은 고급 세단에 가격은 경차인 그런 제품 정도...)

지난 NAB2010에서 처음으로 발표된 매트록스의 컨버트 DVI는 오랜만에 만나는 '평소 생각만 해오던 그런제품' 이었다. NAB행사 직후 리뷰를 해보고 싶었지만 초기 제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조금의 시일이 지나서야 제품을 받아볼 수 있었다. 실제 방송실 담당자들의 애환을 모두 풀어줄만한 생각속에서나 존재하던 제품을 소개할까 한다.


PC의 영상을 비디오로...

디지털 방송환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PC의 역할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과거에는 PC에서 출력되는 영상 자체가 그리 높지 않았고, 아날로그 신호의 낮은 품질 변환으로 인해 PC 신호를 방송 영상으로 내보낸다는 것 자체가 그다지 매력적인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개인용 PC로도 고화질 HD 해상도의 영상을 재생하는 것이 별것 아닌 일이 되어버린 요즘, 이를 방송용 소스로 사용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어렵지 않은 일이 된 것이다.

또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방송국 뿐만 아니라 소규모의 학교, 강당, 스튜디오, 교회 등과 같이 다양한 종류의 영상을 재생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PC에서 재생되는 영상이나 프리젠테이션 파일, 그림파일, 인터넷 화면을 곧바로 영상 스위처에 입력해야 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점차 더 다양해지고 있는 이런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각 기관의 방송실 담당자의 몫이 되어버린 것이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방송 5분전에 가지고 오는 강사의 동영상 자료만큼 방송 담당자의 마음을 짓누를 것이 또 있을까?)




이번에 소개하는 Convert DVI 같은 종류의 제품을 지칭하는 마땅한 용어를 찾기가 쉽지 않다. 보통은 ‘TV 엔코더’, ‘DVI 컨버터’, ‘DVI 스케일러’ 등으로 불리는데, 정확하게 따지자면 각각의 영역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먼저 용어에 대한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할 듯 하다.


◆ TV 엔코더

가장 먼저 보급형으로 사용되고 있는 TV 엔코더는 PC의 영상을 TV에서 볼 수 있게 변환시켜주는 장비이다. 이런 종류의 TV 인코더들은 이미 출시된지 10년이 넘은 제품들도 있으며 대부분 아날로그 전용의 장비들로 아날로그 PC 신호와 아날로그 SD 컴포지트 영상을 출력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저렴한 가격 (10만원대)을 가지고 있지만 최신의 PC 신호 및 비디오 신호와의 호환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의 방송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


◆ DVI 컨버터



스케일링이 없는 DVI 컨버터는 아주 단순하게 DVI 신호를 SDI로 변환시켜주는 용도의 제품이다. 우선 여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DVI 포트를 통해 전달되는 영상 신호가 정확하게 SDI로 직접 변환되는 것일 뿐 PC 영상을 비디오 신호 규격으로 변환하는 기능은 없다.

따라서 480i/59.94Hz, 1080i/29.97Hz처럼 정확하게 방송규격으로 출력되는 비디오 카드의 출력만을 SD-SDI 혹은 HD-SDI로 출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비디오 카드에서 480i는 구현이 거의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PC 영상 신호를 단순히 DVI 컨버터만 거쳐서 SDI로 출력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설정이 요구되며 환경에 따라 구현이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Convert DVI


디지털 DVI로 출력되는 PC 영상을 고화질 SD/HD-SDI로 변환하는 장비 중 스케일링을 동시에 수행하는 장비이다. 스케일러 내부에서 PC 신호를 분석해서 해상도 및 주파수 변환작업을 통해 SDI로 출력하기 때문에 다양한 PC 해상도와 관계없이 표준 SD/HD-SDI로 출력이 가능하다.

또한 스케일링을 통해 SD 해상도 및 HD 해상도의 선택이 쉬워 업다운 컨버팅을 할 수 있으며 레퍼런스 입력 기능으로 외부 영상 장비들과의 싱크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TV 엔코더나 DVI 컨버터에 비해 비싼 가격이 흠이다.  

 

 TV 엔코더

 DVI 컨버터

 Convert DVI

 입력신호

 D-SUB 아날로그 (RGB)  DVI 디지털 (YUV)  DVI 디지털 (YUV/RGB)

 출력신호

 컴포지트, S-Video  SD/HD-SDI  SD/HD-SDI, 컴포지트, 컴포넌트, S-Video

 입력신호 분석

 아날로그 해상도 감지  기능 없음  디지털 해상도 감지

출력 해상도

 SD (480i)  SD/HD (입력신호에 제한)  SD/HD (사용자 지정가능)

부가기능

 아날로그 위치 조정

 없음

 해상도 변환 / 다양한 기능

화질

 저화질

 입력 신호에 따름

 고화질 출력 지정 가능

 제품 가격

 낮음(10만원대)

 중간(50만원대)

 높음(190만원대)


최근에 출시되는 비디오 믹서에는 PC의 입력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비디오 출력 해상도와 동일한 PC 입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양한 입력 해상도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고가의 방송급 다채널 믹서에는 거의 대부분 PC 입력에 대한 옵션이 빠져있으므로 DVI 스케일러를 통한 PC 영상의 고화질 입력은 여전히 별도의 스케일러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다양한 출력 단자와 DVI 리턴

 컨버트 DVI의 외형은 알루미늄 샤시로 이루어져 있어 시원한 느낌이다. 전면은 타공패널이기 때문에 발열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장비의 제어는 USB 포트를 통해 PC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컨버트 DVI 본체에는 아무런 조작 버튼이 없다.



후면의 입출력부는 DVI 입력과 출력, 아날로그 출력, SDI 출력, 오디오 출력, USB 단자, 전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원은 별도의 아답타를 통해 공급되며 USB 포트는 장비 제어용으로 전원 공급은 불가능하다.

 

DVI 입력뿐만 아니라 리턴 출력을 가지고 있는 컨버트 DVI는 단일 화면의 SDI 출력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만일 PC 모니터로 확인되는 영상을 출력하는 경우 DVI 리턴 출력 단자가 없다면 방송실 스위쳐나 프로젝터 출력을 보면서 PC를 조작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날로그 출력은 컴포넌트, 컴포지트, S-비디오를 지원한다. 단 컴포넌트와 컴포지트를 동시에 사용할 수는 없고 선택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SDI 출력은 한가지 단자로 SD와 HD를 동시에 처리하며 출력 해상도 지정은 PC에서 구동되는 전용 제어 프로그램을 통해 컨트롤 할 수 있다.

스케일러나 이와 같은 비슷한 제품들 중에서 컨버트 DVI의 다양한 출력 방식은 단연 돋보인다. 이전의 장비 중에서 이렇게 다양한 출력방식을 제공하는 스케일러는 없었다. 특히 SD급 스케일러 중에서 아날로그와 SDI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고품질의 장비가 극히 드물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컨버트 DVI의 다양한 출력은 환영할만 하다.

 

컨버트 DVI의 오디오 입력은 아주 특이한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전용 케이블의 모양을 통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PC에 연결되는 케이블


컨버트 DVI에 연결되는 케이블




케이블의 상태를 보면 PC측에는 오디오와 DVI, USB를 연결하게 되어 있지만 컨버트 DVI에는 오직 DVI와 USB만을 연결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PC의 오디오 단자 신호가 DVI에 내장되어 전송된다는 것이고 컨버트 DVI에서는 이를 통해 영상 신호와 음성 신호를 동시에 SDI로 내장시켜 출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을 실무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PC의 영상을 변환시켜 사용할 경우 오디오와 비디오의 싱크가 맞지 않아 고생해본 사람들이라면 아예 컨버팅을 할 때 PC의 오디오와 비디오를 함께 SDI로 내장시켜 변환하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 기능인지 말이다.

또한 별도의 외부 레퍼런스 입력을 통해 완벽하게 SD 및 HD 레퍼런스를 적용시켜 싱크를 맞추는 것이 가능했다.



컨버트 DVI의 메뉴화면


부족한 2%를 채우다

 

이렇게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한 DVI 스케일러가 있다는 것만해도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매트록스에서는 마치 잡지의 별책부록처럼 몇가지 아주 인상적인 기능을 부가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그중 반가운 기능 하나가 바로 부분출력 기능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PC의 화면 중에서 일정 부분만을 잘라서 비디오 신호로 출력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높은 PC 해상도에 의해 SD 비디오로 출력시 글씨가 깨져보이던 것을 확대시켜 보여주게 되므로 깨끗한 영상 출력이 가능해진다.


PC의 출력중 일부를 잘라서 비디오로 출력할 수 있는 부분출력 기능




부분출력 이전(상)과 이후(하)
 [SD 출력시]


컨버트 DVI의 핵심 기능은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다양한 메뉴를 가지고 제어할 수 있는 컨트롤 패널이다. 하지만 컨버트 DVI를 PC와 USB로 연결하지 않아도 DVI 스케일링 기능은 완벽하게 동작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PC와의 연결 없이도 독립적으로 혼자서 구동할 수 있는 모드가 바로 ‘스탠드-어론 모드’이다.

이렇게 DVI 스케일링 기능을 고정시킨 채로 사용하면 PC 뿐만 아니라 Mac에서도 정상적인 변환이 가능하다. 다시 말하자면 DVI 연결은 Mac 시스템과 SDI 기기를 각각 연결하고 컨버트 DVI의 제어는 USB 포트를 통해 PC에서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관리자 모드에서 독립적인 사용을 지정해줄 수 있다



역시 가장 중요한건 화질...

 

DVI 스케일러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바로 화질일 것이다. 두말이 필요없다. 일단 화질을 살펴보자.

출력 형식에 따라 어떠한 해상도의 DVI 입력이 들어오더라도 SD 혹은 HD로 선택해서 출력을 해줄 수 있다. SD 출력의 경우 800*600이나 1024*768 정도의 낮은 PC 해상도를 설정하는 것이 더 나은 화면을 보였으며 HD 출력의 경우 1280x720이나 1920x1080처럼 실제 출력 해상도와 동일하게 지정하는 것이 결과가 좋았다.

 

◆SD


SD 480i 출력 : PC 해상도 (1024x768)



SD 480i 출력 : PC 해상도 (1920x1080)



◆HD


HD 1080i 출력 : PC 해상도 (1920x1080)



HD 1080i 출력 : PC 해상도 (1920x1080)



HD 1080i 출력 : PC 해상도 (1920x1080)


예상했던 대로 화질에 대한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특별히 윤곽선 보정기능이 들어가 있지는 않았지만 충분할 정도의 높은 화질을 보여주었으며 오버스캔/언더스캔과 레퍼런스 싱크 역시 완벽하게 동작했다.

또한 동영상 재생시 PC 모니터에서 보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끊김없는 영상 재생이 가능했다. 더 이상 다양한 코덱의 파일 재생이나 갑작스러운 PPT 파일의 등장에 놀라지 않아도 되겠다.

 

 

매트록스만이 할 수 있었던 고품질 DVI 스케일러

 

매트록스의 Convert DVI는 다양한 환경에서의 장비 운영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장비이다. 그래서인지 출력 비디오 신호가 SD이거나 HD이거나 할 것 없이, 오디오와 레퍼런스 문제까지 깔끔하게 해결하고 있다.

지금껏 많은 종류의 비슷한 장비들이 출시되어 왔고 또 앞으로도 출시될 것이다. 하지만 매트록스만큼 이런 종류의 장비를 잘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는 또 없을 것 같다.

 

매트록스는 이미 잘 알려진대로 방송용 비디오 장비의 전문 메이커이다. RT.X2나 Axio 시리즈, MXO2 등 다양한 방송 영상 편집장비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의 매트록스는 비디오 카드를 만들던 회사이다. 그것도 고품질의 제품을 전문으로 했던 회사이다.

PC 모니터 신호와 방송용 비디오를 동시에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매트록스 외에 또 있을까? 그래서 매트록스에서 만들어낸 컨버트 DVI라는 DVI 스케일러는 그 편의성과 호환성 면에서 높은 특징을 가질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 과정이 어떠했던지 간에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모든 기관의 방송실 담당자들이 갑작스런 주문에 놀라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점이다.



Posted by TONY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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